신혼여행 다녀온 지 좀 됐는데도, 아직도 그때 얘기하면 둘이 웃다가 갑자기 싸우기도 해요. 웃긴 게, 그때는 왜 그렇게 작은 것에도 서운하고 삐지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여행지 풍경은 완전 낭만이고 로맨틱했는데, 현실은 지친 몸에 시간 부족, 서로 기대치 차이로 소소하게 다툰 게 꽤 있었거든요. 근데 또 그 시기도 지나고 나니 추억이더라고요.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신혼여행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해요. 저희만 겪은 줄 알았는데, 주변 커플들 얘기 들어보니 다들 똑같더라고요. 혹시 아직 안 다녀오셨다면, 이 글 보고 실수는 좀 줄이셨으면 좋겠어요.
1. 너무 많은 일정을 넣는 욕심
- 계획 짜는 게 즐겁긴 한데…
저희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빈틈없이 계획을 짰어요. 아침 9시 조식, 10시 박물관, 1시 맛집, 3시 카페, 5시 쇼핑… 지금 생각하면 ‘우린 왜 여행을 군대처럼 했지?’ 싶어요. 일정이 빡빡하니까 둘 다 피곤하고, 말도 안 섞고 각자 핸드폰만 보던 날도 있었어요. - 하루에 하나만 진짜로 즐기기
여행에서 중요한 건 ‘체크리스트 지우기’가 아니라 ‘경험하기’잖아요. 다음날 일정 하나쯤은 버려도 돼요. 그 순간이 더 소중하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2. 사진에 집착하기
- 인생샷 vs 현실 싸움
사진 잘 나오는 스팟만 찾아다니느라 정작 맛있는 것도 대충 먹고, 풍경은 뷰파인더로만 봤어요. 또 남편은 사진 잘 못 찍고, 나는 원하는 구도가 있는데 말 안 통하고… 이거 은근히 갈등돼요. - 기록은 필요하지만 ‘지금’을 즐기기
기념은 사진으로 남기되, 그 순간의 공기나 소리, 분위기도 느껴보세요. 나중에 그게 훨씬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우린 어디 갔더라?”보다 “그날 바람 기분 좋았지” 이런 기억이요.
3. 서로 기대하는 게 다른데 말 안 하기
- 하나는 모험, 하나는 휴식
저는 동남아 가서 마사지 받고 쉬는 게 꿈이었고, 남편은 서핑하고 배 타고 다니는 걸 기대했더라고요. 그래서 여행 초반엔 서로 왜 이리 불만 많나 했는데, 알고 보니 아예 원하는 게 달랐던 거예요. - 여행 스타일 미리 조율하기
출발 전부터 서로의 버킷리스트를 공유해요. “난 무조건 해변에서 멍 때리고 싶어” 이런 솔직한 말이 싸움도 줄여줘요. 양보와 이해가 있어야 해요.
4. 돈 걱정 안 하다가 폭탄 맞기
- ‘신혼이니까’ 하며 펑펑 쓰기
신혼여행이라는 이름 아래, 저희는 돈 개념이 없었어요. 좋은 호텔, 고급 레스토랑, 옵션투어… 뭐든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 하고 질렀는데, 카드값 보고 둘이 얼굴 하얘졌어요. - 예산 나누고, 하루 한도 정하기
‘쓸 땐 쓰자’ 하면서도 큰 틀은 정해두는 게 좋아요. 하루에 얼마, 현지 지출은 현금만 쓰기 같은 작은 규칙이 나중에 후폭풍을 막아줘요.
5. 사소한 걸로 싸우기
- 피곤+기대감+낯선 환경의 삼중고
신혼여행은 달달할 것 같지만, 진짜 피곤해요. 그 상태에서 늦잠 잤다고 짜증내고, 밥 뭐 먹을지로 티격태격하고… 저희는 공항에서 짐 찾다가 한바탕 싸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거 아닌데 그땐 너무 컸어요. - ‘괜찮아’라고 한마디 먼저 하기
지치면 당연히 예민해져요. 그럴 땐 그냥 한 사람이 먼저 웃으면서 “괜찮아” 하면 금방 풀리더라고요. 근데 그 한마디가 참 어려워요, 그쵸?
6. 여행 중 SNS 과몰입
- 보여주기 여행의 함정
‘이건 올려야 해’, ‘스토리 안 올리면 섭하지’ 하면서 결국 휴대폰만 붙들고 있었어요. 좋아요 숫자 보며 기분 좋았다가, 왜 이 사진 반응이 없지? 하고 기분 상하고… 웃기죠? - SNS는 여행 끝나고 정리해도 늦지 않아요
진짜 좋은 사진은 마음속에 있고, 진짜 행복한 순간은 게시물이 아니라 서로의 눈빛에 있어요. 너무 낭만적인 말인가요? 근데 진짜예요.
결국 신혼여행에서 가장 큰 실수는, ‘완벽한 여행’을 하려는 거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실수도 여행의 일부인데 말이에요. 완벽하지 않아도, 사진이 흔들리고 계획이 틀어져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게 ‘부부’의 시작 아닌가 싶어요. 우리도 싸우고, 지치고, 기대에 못 미쳐서 속상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게 오히려 돌아보면 우리만의 이야기가 되어 있어요. 아직 여행을 준비 중이시라면, ‘이 실수들, 우린 하지 말자’는 마음보다는 ‘해도 괜찮아, 우리가 함께면’이란 마음으로 떠나보세요. 그럼 진짜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