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왜 그런지 몰라도 여행 갈 때마다 기념품을 뭐 사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시간 다 보내는 것 같아요. 친구들은 “그냥 자석 하나 사~” 이러는데, 그게 또 말처럼 쉽나요? 누가 보면 신혼여행 가서 자석만 주렁주렁 사 왔는 줄 알겠다니까요. 제 기준엔 자석은 너무 성의 없어 보이고, 또 너무 흔해요. 물론 냉장고에 하나 붙이면 그때 그 추억이 소소하게 떠오르긴 하는데요, 이왕이면 우리 둘만의 무언가를 가져오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 쇼핑몰 하나 들렀다 하면 “이거 살까 저거 살까” 하면서 둘이 또 티격태격하게 되고요. 오늘은 그런 고민 중에서도 신혼여행지에서 어떤 기념품을 사면 좋은지 제 경험도 곁들여서 얘기해볼게요.

1. 전통 공예품은 두고두고 보기 좋아요

  • 우리 집에 놓을 데코용으로도 굿
    신혼여행 다녀오고 집에 돌아왔는데, 거실에 뭔가 여행의 흔적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발리에서 나무로 만든 전통 조각상을 샀거든요. 첨엔 “이게 뭐야 무서워” 했는데, 집에 오니 또 그게 그 나라의 향을 확~ 풍겨줘요.
  • 세월이 지나도 의미가 남아요
    물건은 낡을 수 있지만, 전통 공예는 이상하게 오래될수록 멋있어 보여요. 10년 후, 20년 후에도 “이거 우리가 발리 갔을 때 샀잖아~” 하고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혹시, 어느 나라 전통 공예가 가장 궁금하세요?

2. 현지 향기가 담긴 향수나 방향제

  • 향기 하나로 여행지 기억 소환!
    저는 이탈리아 갔을 때 작은 향수 가게에서 그 지역만의 블렌딩 향수를 샀어요. 집에 와서 뿌릴 때마다 그 골목길 풍경이 막 떠오르더라고요. 신기하죠?
  • 포장도 감성적이라 선물용으로도 딱
    심지어 포장이 또 고급져서 친구들 선물로도 인기 최고였어요. 이런 건 면세점에서 안 팔아요. 현지에서만 사야 해요. 그러니까 꼭! 눈에 띄면 망설이지 말고 하나 집어 드세요.

3. 나만의 엽서 또는 손편지

  • 호텔에서 쓰는 하루의 기록
    어느 날 하와이 호텔에서 엽서를 쓰다가, 우리끼리 “이런 거 왜 해~” 하면서 막 웃었거든요. 근데 막상 나중에 보니까 그 글들이 너무 귀여운 거 있죠?
  •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요즘엔 ‘타임캡슐 엽서’라고 해서, 현지에서 편지를 쓰고 미래 날짜에 배송되게 하는 서비스도 있더라고요. 신혼 1주년에 그 엽서가 도착하면 얼마나 로맨틱할까요? 혹시 지금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적어보고 싶지 않으세요?

4. 커플룩보다 더 좋은 커플 악세서리

  • 매일 할 수 있는 심플한 아이템
    사실 커플티는 여행지에선 예쁜데, 돌아와서 입을 일이 거의 없더라고요. 대신 커플 팔찌나 반지는 늘 하고 다닐 수 있어서 훨씬 나아요. 저흰 체코에서 은으로 만든 팔찌를 샀는데, 지금도 가끔 끼고 나가요.
  • 직접 만드는 공방 체험은 덤
    요즘은 체험형 공방이 많아서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저희는 도쿄에서 도자기 반지 만들기 했는데, 이게 또 웃긴 게 남편이 손재주가 꽝이라 삐뚤빼뚤하게 만들었거든요? 근데 그게 더 정감 가고 좋았어요.

5. 현지 음식이나 특산품 (단, 잘 골라야 해요)

  • 오래 보관 가능한 음식 위주로
    프랑스에서 치즈 샀다가 비행기에서 냄새나서 민망했던 거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 이후로는 그냥 진공포장 된 차나 잼, 과자 위주로 사요.
  • 라벨에 여행지 이름 써 있으면 무조건 득템
    저는 포르투갈에서 ‘포르투 와인’ 샀는데, 병에 날짜랑 도시 이름이 딱 적혀 있어서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이거는 기념으로 안 마시고 그냥 장식장에 두고 있어요.

6. 사진보다 오래 남는 건, 소리와 영상이에요

  • 현지 음악 CD나 레코드
    요즘은 다 스트리밍이긴 한데요,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음악 CD는 좀 특별한 느낌이에요. 예전에 스페인 갔을 때 플라멩코 공연 보고 CD 샀는데, 그걸 틀면 딱 그 공연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 둘만의 영상 일기 만들어보기
    매일 저녁 숙소에서 핸드폰으로 짧은 영상 일기 남겨보세요. 말도 안 되게 엉성하게 찍어도 나중에 보면 그게 더 웃기고 좋아요. 편집은 안 해도 돼요. 그냥 모아두면 돼요.

사실, 기념품이라는 게 결국 물건보다는 그 순간의 ‘느낌’을 담는 거잖아요. 너무 잘 골라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우리 둘이 이걸 왜 샀더라~” 하며 떠올릴 수 있는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혹시 신혼여행 중이라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지금 마음에 드는 것 하나쯤은 그냥 사세요. 나중에 보면 그 선택이 꽤나 근사한 추억으로 남아 있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기념품 사다가 싸우지 마세요. 진짜 별거 아닌 걸로 싸우게 되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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